청인약방 - 괴산
호기심이 생겼다.
종로5가 보령약국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생긴 시골 약방이라니...
거기에 이제는 거의 볼수없는 약업사면허라니...
(물론 철원에는 이보다 더 오래된곳이 있긴하다.)
첫인상은...
우측의 공원이 너무 뜬금없었고,
좌측의 얼핏봐도 30년은 훨씬 넘었을법한 2층 건물이
너무 신식이어서 부조화스러웠다.
우측의 공원은 고인돌유적이고,
7개의 고인돌이 이 약방을 에워싸고 있다.
약방입구의 검은 돌도 고인돌이다.
*
처음에는 약방의 역사에 대해 흥미로웠지만,
올해로 85세 되신 신종철 어르신의 말씀으로는
이 약방의 집도 200년된 가옥이란다.
오직 변하는것은 그 시대에 유행하는 지붕밖에 없다는
목도양조장 대표님의 말씀이 절로 떠오른다.
*
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약방,
손님들이 오긴 하지만, 간단한 소화제정도 사러 오고,
실제로는 동네 사랑방 역활을 하는곳이다.
어르신과 대화중에도 동네 어르신이 오셔서 방안에서 화투패를 펴보신다.
연로하셔서 나중에 이 약방을 기관에 기증을 하려고해도,
사람손이 타지 않는 곳은 썪을수밖에 없다며,
걱정하신다.
*
인상적이었던것은 누렇게 색이 바랜 외상장부였다.
농촌마을 특성상 일년에 두번만 외상값을 받을수 있었고,
그마저도 받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...
어르신께서는 그래서 그 덕분에 이 나이까지 잘 살수 있었던것 같다라고 말씀하신다.
손해에 악착같은 우리네 모습과는 달랐다.
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고,
책도 보지만,
잘 살아오신 어른을 보는것만할까...
*
하필 이날 중형필름만 가져갔고,
한술 더떠서 필름 하나는 유통기간이 15년도 더 지난것이었다.
역시나 어두운곳에서는 티가 난다.
뭐, 덕분에 또 찾아갈 이유가 생겼으니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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